반돌아, 제석아 다음에 또 만나자!
(반달가슴곰 생태학습센터에 다녀와서)

지난 주말에 가족과 함께 반달가슴곰 생태학습센터에 다녀왔다. 전시관에서멸종 위기인 동물들도 알게 되었고, 특히 반달가슴곰에 대한 영상을 보고나서더 많이 알게 되었다.

반달가슴곰은 어깨뼈가 특이해서 어깨까지만 들어가면 좁은 구멍도 통과할 수 있다고 한다. 엄청 신기했다. 그리고 곰들은 나무 위에 나뭇가지로 집처럼 만들고 거기서 낮잠도 자고 쉬는데 그걸 ‘상사리’라고 한다.

반달가슴곰은 우리나라의 멸종위기 1급 동물이다. 지금은 29마리가 있는데 처음에는 5마리 정도였다. 그걸 보호하려고 센터에 데려와서 연구하고 수를 늘려서 지금은 29마리나 된다. 우리가 가기 며칠 전에도 새끼곰을 방사했다고 하시던데 집에 와서 사진을 찾아보니 너무 귀여웠다. 우리가 갔을 때 봤으면 좋았을텐데..

나는 곰 하면 웅녀가 생각난다. 참을성 없는 호랑이는 뛰쳐나가고 100일 동안 잘 견딘 곰이 사람이 돼서 단군할아버지를 낳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렇게 생겨나게 됐다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우리는 반달가슴곰도 더 보호하고 아껴야 할 것 같다.

사람들이 지리산에 올라가서 음식 찌꺼기를 함부로 버리고 곰한테 아무거나 먹이로 주면 안 된다. 사람들이 버린 것을 먹고 충치가 생긴 곰 사진을 봤는데 완전 새까맸다. 곰들은 치과도 못 가는데.. 나도 지난주에 치과에 다녀온
후에는 캬라멜도 안 먹고, 껌도 안 씹는다.

그리고 만약에 산에서 곰을 만나면 가방을 앞으로 메고 급소를 막고 눈을 마주치고 슬슬 뒤로 움직이면서 피해야 한다. 호루라기나 물통 같은 소리나는것들을 흔들어서 큰 소리를 내면 곰이 그냥 간다. 내가 봤던 옛날이야기에서
는 곰을 만나면 죽은 척을 하라고 하는데 그건 그냥 웃긴 이야기인가보다.

나는 거기서 본 곰들 중에 반돌이, 제석이, 장군이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반돌이는 지리산에 첫 번째로 풀어주었는데 적응을 못 해서 센터로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너무 똑똑해서 땅을 파서 탈출하려고 했다고 한다. 내가 갔을때도 곰은 소리에 예민하다고 해서 부르지도 않고 손짓만 했는데 어슬렁어슬렁 걸어오는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가서 쓰다듬어 주고 싶었는데 너무 아쉬웠다.

반돌이네 옆 집에 사는 제석이는 올무에 걸려서 허리 부분에 털이 없었다. 나는 반달가슴곰을 잡아가려고 하는 나쁜 사람들에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라고 말하고 싶었다. 곰이 그 사람들을 잡아가려고 그렇게 올무나 덫 같은 것을 놓고 그러면 그 사람들도 엄청 아프겠지? 그럼 다시는 반달가슴곰을 잡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할 거다. 제석이는 아팠을 텐데도 나무에 정말 잘 오른다.

우리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선생님께서도 제석이가 나무에 그렇게 높이 오르는 것은 처음 봤다고 하셨다. 나는 참 운이 좋은가보다.

마지막으로 본 장군이는 얼마 전에 죽어서 박제 상태였다. 처음에 선생님 설명을 들을 때 내가 퀴즈를 잘 맞췄다고 제일 먼저 장군이를 만져볼 기회를 주셔서 너무 기뻤다. 그런데 내가 만져본 장군이는 생각처럼 털이 까칠까칠하
지 않고 보드라웠다. 내 동생이랑 엄마랑 아빠도 만져보시고 정말 부드럽다고 하셨다. 그런데 그런 털옷을 입고도 곰들은 여름에 괜찮을까?

원래 지리산 등산을 하려고 했었는데 차라리 반달가슴곰 생태학습센터를 간게 훨씬 좋다. 지리산은 곰들이 좋아하는 나무 열매도 많고, 겨울잠을 자고 새끼를 낳을 수 있는 바위굴도 있어서 곰들이 살기에 좋다. 다음에 지리산에
가면 반달가슴곰들이 좋아하는 나무 열매 먹을 수 있게 나는 손도 안 대야지.

그리고 누가 나무 같은거 함부로 꺾고 쓰레기 함부로 버리면 내가 혼내줄 거다.